코맥 매카시의 『핏빛 자오선』을 다 읽었다. 이 책은 시작부터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예상이 딱 맞았다. 무거운 이야기, 잔인한 묘사, 그리고 복잡한 문장들... 매카시가 정말로 한계까지 밀어붙인 느낌이다. 그래도 끝까지 읽고 나니 마음 한구석에 묵직한 감정이 남아 있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주인공은 '소년'이라고만 불리는데, 이름조차 없어서 더 쓸쓸하고 무명한 느낌이 든다. 이 소년은 집을 떠나 텍사스와 멕시코 국경을 넘나들며 모험을 한다. 그러다 글랜턴이라는 사람과 그 갱단에 합류하게 되는데, 이 갱단은 인디언을 사냥하는 무리로, 그들이 겪는 일들은 정말 잔인하고 끔찍하다. 그 중에서도 판사 홀든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독특하고 무서운 인물이다. 그는 단순히 폭력적인 사람이 아니..